일본 반도체 2, 3위 업체인 르네사스테크놀로지와 NEC일렉트로닉스가 합병을 전제로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다. 두 시스템LSI 반도체 기업이 합병하면 매출규모로 일본 최대 반도체 메이커인 도시바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게 되며, 세계적으로는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어 3위에 오르게 된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적 경기침체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가 생존을 위해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달 중 합의를 목표로 통합 형태와 출자비율 등을 막판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이 실현되면 일본 반도체 업계에서는 히타치와 미쓰비시전기가 2003년 4월 시스템LSI 사업부문을 통합, 르네사스를 설립한 이후 7년만에 대규모 반도체사 통합이 이뤄지게 된다.
지난달 마감한 2008년 회계 기준으로 르네사스와 NEC일렉트로닉스의 매출 규모는 각각 6800억엔과 5550억엔으로 추정돼 합병시 연간 매출 규모가 1조2000억엔을 상회, 작년 약 1조1000억엔 매출로 추정되는 일본 1위 반도체사인 도시바를 추월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는 반도체 3위사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를 제치고,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어 3위 반도체 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르네사스와 NEC일렉트로닉스는 지난해 매출 규모로 각각 7위와 13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합병사는 메모리 분야를 제외한 시스템LSI만 보면 인텔에 이어 세계 2위 시스템LSI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네사스와 NEC일렉트로닉스는 가전, IT기기, 자동차, 항공 등의 분야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컨트롤러IC(MCU)와 각종 디지털 및 아날로그 시스템반도체 전문 기업이다. 특히 마이크로컨트롤러IC 분야에서는 르네사스가 세계 시장점유율 20%, NEC일렉트로닉스가 11%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NEC일렉트로닉스는 2002년 NEC가 시스템반도체 부문을 분사해 설립했으며, NEC가 6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르네사스는 지난해 약 2060억엔, NEC일렉트로닉스는 650억엔의 순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NEC일렉트로닉스는 그동안 도시바, 후지쓰와도 각각 시스템반도체 사업 통합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통합 후 경영방침 등을 놓고 의견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D램에 엘피다, 낸드플래시에 도시바, 시스템LSI에 `르네사스+NEC일렉트로닉스 합병사'가 각각 반도체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