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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반도체산업 마지막 보루 ‘반도체 인력’ 빼가는 중국
 관리자   2015-11-06 11:16:07, Hit : 3656
“중국으로 오시면 높은 연봉과 별개로 100억원을 드리겠습니다.”

자신을 중국 A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남자는 최근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담당하는 임원을 만나 은밀히 이같은 제안을 했다. 가족들이 중국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도 무료로 제공하고 연봉도 지금 받는 액수의 최소 두 배를 약속했다. 자신도 2년 전에 한국 반도체 회사에서 중국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아무 걱정 없이 살고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한 임원은 중국 B 반도체회사로부터 25년치 연봉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자기네 회사로 오기만 하면 현재 받고 있는 연봉의 5배를 향후 5년간 주겠다는 것이다. 같이 일하고 있는 다른 직원도 함께 데리고 오면 한 명당 1억원 가량의 소개료를 주겠다는 제안도 함께 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중국 정부의 행보가 거침없다. 해외 반도체 회사를 인수해 자국 산업을 육성하려는 노력이 기술유출방지 등의 이유로 번번히 벽에 부딪히자 이제는 전세계 반도체 핵심 인력을 빼 와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로 대표되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선두권에 있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대표적인 표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3547억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40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의 소비 비중은 전체의 50%가 넘고 성장률은 매년 20% 수준이다. 사실상 중국 한 나라가 전세계 반도체 업계 절반 이상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중국은 반도체 최대 소비국이지만 정작 자국 내 반도체 산업 기반은 상당히 취약하다. 글로벌 10위권 반도체 회사 가운데 중국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자국 내에서 소비하는 반도체의 10% 정도만이 중국 업체 몫이다. 나머지 90%는 전부 미국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수입한다. 이 때문에 2013년에는 중국의 원유 수입액보다 반도체 수입액이 더 많았을 정도다.

이러한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섰다. 지난해 6월 중국 정부는 ‘국가집적회로(IC) 발전 추진 요강’을 발표하며 약 1200억 위안(약 21조원)을 들여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보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간산업을 하나씩 키워내고 있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에도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막대한 시설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탄이 충분한 중국은 자신 있다는 입장”이라며 “핵심 기술만 확보하면 대규모 투자는 문제 없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집중 육성에 나선 배경에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얻은 자신감도 한 몫 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존재감이 없던 중국 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BOE를 통해 최근에는 세계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고 있다.

아직 시장점유율에서는 LG디스플레이나 삼성디스플레이에 못미치지만 2022년에는 이를 따라잡겠다는 것이 BOE의 각오다. 중국 정부가 BOE의 투자를 적극 지원해주고, 중국 내 TV 생산 업체들이 BOE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일정부분 구입하도록 하는 정책도 BOE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BOE의 약진에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도움이 컸다. 부실해진 한국 LCD 업체인 하이디스를 BOE가 2003년에 인수해 핵심기술과 인력을 모두 빼 간 것이다. BOE는 당시 300명이 넘는 기술자를 한국으로 보내 핵심 기술을 공부했고, 당시 하이디스의 우수한 기술인력들은 아직도 BOE에서 일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개발을 통해 2005년만해도 75건에 불과했던 LCD 디스플레이 관련 BOE의 특허 건수는 현재 3만2000개로 급증했다. 또 삼성과 LG가 아직 시도하지 않은 10.5세대 라인 투자를 먼저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올레드(OLED) 개발을 위해 관련 인력을 빼내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포착되고 있다”며 “2~3년 전부터 삼성과 LG의 대규모 임원 인사가 끝난 직후인 연말 연초마다 퇴임 임원을 잡기 위한 중국발 스카우트 전쟁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삼성전자가 1980년대 미국이나 일본 등으로부터 반도체 핵심 기술을 배웠던 사례도 참고하고 있다. 당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핵심 기술이 없었던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기술자를 은밀히 초청해 배우는 방식을 사용했다.

특히 가까운 일본에서는 핵심 기술자들이 금요일 밤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와 기술을 전수한 뒤 일요일 오후에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이 빈번했다. 달빛을 보며 한국에 와서 달빛을 보며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삼성 내부에서는 이를 ‘달빛 관광(Moonlight Sightseeing)’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달빛 관광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아예 핵심인력을 빼오는 것으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미 동부하이텍이나 매그나칩반도체와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 국내 기술자 상당수가 BOE 등 중국회사로 이직한 상태다.

이들 회사는 최근 5~6년새 경영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등 많은 부침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쪽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자 많은 인력이 쉽게 이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비즈니스 인맥 네트워크 사이트인 링크드인을 보면 국내 반도체 인력 상당수가 BOE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공세에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출품인 반도체가 경쟁력을 잃을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반도체는 지난해 626억 달러가 수출되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계 취업제한과 같은 규정이 있어도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하는 중국 정부의 인력 빼내가기는 당할 수가 없다”며 “반도체 핵심 기술자들을 별도로 관리하는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송성훈 기자 / 이승훈 기자 / 이기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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